[독립출판프로젝트1기] 철거풍경
- 지은이이경민
- 출판사서울수집
이경민. 서울의 모든 것을 관찰, 탐구, 기록합니다. <사라지는, 사라질 것>들의 풍경을 담습니다.
아현동 재건축 구역을 2년 동안 답사하며 담은 사진 기록물이다. 염리동에서 골목 탐방을 했었는데 1년 뒤 우연하게도 사라진 염리동의 풍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기억 속에는 그때 마주했던 풍경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눈앞엔 그저 모래언덕만이 남아 있었다. 꽤 충격적이었다. 염리동을 애초에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존재조차 하지 않을 동네였다.
아현동도 철거를 앞두고 있었다. 염리동처럼 되지 않길 바라며 철거가 완료되기 이전까지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폐허나 다름없는 동네였지만 미처 인지하지 못한 부분들을 발견하게 해주었다. <철거>라는 행위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를 이루고 있는 하나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었다.
사람들과 함께 동네를 머물던 길고양이들이 여전히 남아 부서진 잔해 너머로 사람들의 온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계절이 바뀌는 동안 꽃은 피었고, 잎사귀는 색을 입었다. 아무도 찾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동네에는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이 닿았다. 이곳을 떠난 가족들도,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아저씨도, 인근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덕분에 아현동을 기록하는 동안 외롭지 않았다. 곧 사라질 혹은 이미 사라진 동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계기가 되었으면하는 마음으로-
* 본 도서는 서울시캠퍼스타운 사업의 지원으로 창업하여 제작되었습니다.